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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PS4

영웅전설 섬의 궤적 3


영웅전설 섬의 궤적 3


플레이 시기 - 2017년 10월


플레이 타임 -  77시간



3년 전에 나온 섬의 궤적 1, 2편은 여러가지 면에서 새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우선 한동안 PSP, 비타같은 휴대용 콘솔로만 게임을 내던 팔콤이 정말 간만에 거치기인 플3으로 낸 오리지널 작품이고, 이스 6 이후로 궤적 시리즈에서 정말 오랫동안 써왔던 2.5D 그래픽을 완전 3D로 확 갈아엎은 작품이기도 했죠. 전체 대사량에 비하면 여전히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음성 지원도 전작들보다 훨씬 늘어났고, 2편에 와선 게임 플레이 내적으로도 전투 시스템에 기신에 각종 수집 요소에 숨겨진 보스에 여러가지 시스템이 꽤 충실해졌습니다. 덤으로 캐릭터를 완전 3D 모델로 돌리면서 의상을 DLC로 팔아먹기도 했죠.


물론 토나오는 로딩, 어설픈 모션과 보는 유저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구린 연출, 개판인 전투 밸런스, 호불호가 아주 크게 갈리는 스토리 등 여러가지 면에서 비판도 많이 받긴 했고 저도 이 작품의 완성도를 별로 높게 평가하진 않습니다만, 어쨌든 섬의 궤적 1, 2편은 이 시리즈에서 여러모로 큰 전환점이 된 의미있는 작품이었다고는 생각합니다. 



궤적 시리즈의 차기작이 뭐가 될지에 대해선 꽤 의견이 갈렸습니다. 리벨편이나 크로스벨편과는 달리 2편의 마무리가 제국편이라는 큰 줄기로는 기-승-전- 시점에서 끝나버렸거든요. 이때문에 3편을 예측하신 팬들도 많았는데, 저는 섬의 궤적 시리즈의 두 주역인 린과 크로우의 이야기는 그럭저럭 깔끔하게 마무리가 됐다고 생각해서 후속작은 주역이 교체되고 린은 비중이 높은 조연, 주인공과 대립하는 사연있는 적 정도로 나올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3년이 지나고 플4로 발표된 작품은 섬의 궤적 3이 맞았습니다. 섬궤의 스토리 전개나 주역 캐릭터들에 영 정을 못붙이던 입장이었던지라 개인적으론 조금 실망했어요ㅋㅋ


아무튼 섬의 궤적 3편은 팔콤이 플4로 내는 세 번째 작품입니다. 그 전에 도쿄 제나두 eX+와 이스 8이 있긴 했지만 이건 둘 다 이미 비타로 나왔던 작품의 완전판에 해당하는 물건이니 오리지널 작품으론 사실상 첫 작품이 되겠네요. 첫 신작이라고 강조하긴 했어도 뭐 사실 다른 두 작품과 마찬가지로 섬궤3 역시 한 세대를 넘어온 것 치곤 그렇게 큰 임팩트가 느껴지진 않습니다ㅋㅋ 해상도가 올랐고 캐릭터 모델도 분명 나아지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전작과 비교해서 낫다 정도에 가장 심각했던 모션쪽도 가짓수는 늘었을지언정 어색하고 단순한건 똑같거든요. 솔직히 겉보기론 전작 스샷이나 영상을 옆에 띄워놓고 같이 보지 않는 이상은 뭐가 그리 달라졌나 소리가 나오는게 당연할 정도. 뭐 전작 내내 사람을 괴롭히던 로딩은 괜찮아졌습니다만 이건 기본으로 깔고 가야죠.



그래도 게임 플레이면에선 달라진 점이 꽤 되는데, 우선 마을, 필드, 던전에서의 변경점을 살펴보면 단축 이동 시스템이 굉장히 강화됐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띱니다. 마을 내의 여러 시설들은 물론이고, 마을, 필드, 던전 사이도 자유롭게 단축 이동이 가능해져서 상당히 편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맵이 큰 일부 필드나 던전에선 그 안의 특정 지점으로까지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단축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전작에선 후반에 해금되는 말과 바이크를 거의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더 빠르게 맵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편의성과 관련이 있나는 잘 모르겠지만, 시리즈 내내 나오던 몬스터가 들어있는 보물상자는 이번 작에서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으니 맘 편하게 상자를 열고다니면 됩니다.


적들과의 인카운터는 기본적인 필드 액션에 추가해 오브젝트를 파괴해서 모이는 차지 게이지를 사용하는 어설트 어택이 생겨서 적의 종류나 방향에 상관없이 맞추면 더 유리한 상태로 전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전투에선 우선 메뉴 선택이 확 달라진게 눈에 띱니다. 전작까지는 메뉴 슬롯에서 커서를 움직여서 명령을 선택하는 형식이었는데, 이번엔 모든 명령을 한번에 화면에 펼쳐놓고 십자키와 버튼을 대응시켜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 페르소나5만 봐도 들어가있는 시스템인만큼 딱히 새롭다고 할건 없지만 이게 굉장히 편리해서 익숙해지면 전작들보다 훨씬 전투를 빠르고 깔끔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근데 메뉴를 화면 중간에 커다랗게 쫙 펼쳐놔서 눈에는 확 들어오지만 조금 지저분하고 산만해 보이는건 조금 아쉽네요. 명령 종류가 많다곤 해도 위치를 바꾼다던가 버튼 조합을 한다던가 해서 충분히 더 깔끔하게 할 수 있었을 것도 같은데 말이죠. 



통상공격, 아츠, 크래프트, S크래프트에 캐릭터 교대, 속성을 맞춰 적을 무너뜨리고 BP를 사용해서 연격/러시/버스트로 연계하는 등 오버라이즈와 로스트 아츠를 제외하면 기본 시스템은 섬궤2를 기반으로 하며, 여기에 기능이 제한되지만 마스터 쿼츠를 서브로 하나를 더 장비할 수 있게 되었고,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으로 가드 브레이크와 브레이브 오더가 추가됐습니다.


가드 브레이크는 다른 게임에서도 흔히 보이는 시스템으로, 통상공격이나 크래프트를 사용해 적의 가드 게이지를 깎을 수 있고 완전히 없애면 가드 브레이크 상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가드 브레이크가 발생하면 해당 적은 모든 버프를 날려먹고 턴을 빼앗긴 뒤 다음 턴이 돌아올 때까지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는데, 그때까진 모든 공격으로 무너뜨려서 추가타를 넣을 수 있는 상태가 됩니다.


브레이브 오더는 BP를 소비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발동에 턴을 소비하진 않지만 한 턴에는 하나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린을 제외하면 각 캐릭터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으며 입히는 대미지 증가, 입는 대미지 감소, 각종 게이지 회복, 브레이크 대미지 증가, 크리티컬 확률 증가, 지연시간 감소 등 여러가지 고유한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새로워진 이번작의 전투 밸런스가 어떻냐. 한마디로 표현해서 역대 최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뭔가 적들이 맷집도 좋고 수도 많고 초반부터 강력한 아츠나 즉사를 포함한 각종 상태이상을 걸어오는데다 보스들도 팀을 이루고 나와서 살짝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캐릭터들이 조금만 강해지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스터 쿼츠와 각종 쿼츠들의 효과는 여전히 강력한데,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오더와 가드 브레이크가 합쳐져 전투를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립니다ㅋㅋ


우선 주인공인 린을 필두로 아군의 크래프트는 여전히 막강하기 때문에 간단히 적들을 무너뜨려서 BP를 뽑아낼 수 있는데, 이렇게 얻은 BP로 오더를 활용해서 다시 CP를 채울 수 있습니다. 안그래도 마스터 쿼츠와 각종 액세서리, 보조 캐릭터의 크래프트가 CP 수급을 돕는데, 거기에 오더의 효과까지 합쳐져서 시리즈 최고로 간단히, 노리스크로 CP를 보급할 수 있습니다. 진짜 후반만 가면 모든 캐릭터들이 항상 CP 200을 찍고 있고, 린은 매 전투마다 신기합일을 쓰고도 다음 전투를 또다시 CP 200으로 시작할 수 있을 정도.


거기에 더해 오더 중엔 가드 대미지를 늘리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런 오더로 강화하고 크래프트로 무너뜨리고 러시, 버스트를 날려대면 일반 몬스터는 물론이고 보스급도 버티지 못하고 금방 가드가 깨집니다. 그렇게 BP, CP를 아낌없이 써가며 가드를 깨뜨리면 통상 공격으로도 적이 무너지기 때문에 소비한 BP와 CP를 금방 다시 모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오더중엔 아군의 대기 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도 있기 때문에 이런 오더를 쓰고 적을 공격해서 다시 BP를 채우고 오더를 반복하는 식으로 어떤 적이든 전작의 오버라이즈마냥 턴 한번 안주고 해치울 수 있습니다. 전작의 강력한 쿼츠 효과들에 더해 가드 브레이크 상태의 적에게 추가 대미지를 주는 새로운 마스터 쿼츠나 오더도 생겼기 때문에 일단 가드만 깨지면 이번 작에 등장하는 그 어떤 보스도 다음 턴이 올 때까지 아군의 화력을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전작의 경우 화력이 무시무시한건 적 보스들도 마찬가지라 어줍잖게 패다가 턴이 넘어가면 S크래프트 맞고 죽는다는 긴장감이라도 있었는데, 이번엔 오더 중에 피대미지를 절반, 혹은 그 이하로 줄여주는 오더같이 방어쪽 오더도 만만찮게 유용하기 때문에 최고 난이도나 아니고선 보스가 무슨 공격을 하든 위협이 되질 않습니다. 이번 작에선 대부분의 적들이 어느정도 체력이 감소하면 강화 상태가 되는데 이렇게 강화된 적들에게 S크래프트를 맞아도 아무도 안뻗고 끝날 정도.



정리하면 온갖 강력한 장비빨과 크래프트 덕분에 아군의 기본 스펙부터 이미 충분히 높은데 CP는 넘쳐나고, 여기에 새로 추가된 가드 브레이크 시스템과 브레이브 오더가 서로 완벽한 시너지를 일으켜서 공방 양면에서 아군이 적들을 압도합니다. 제작진도 이걸 염두에 뒀는지 이번 작의 보스전은 대부분이 2인~4인의 단체전에 그 개개인이 전부 강화까지 하지만 이러고도 어지간한 난이도에선 별 의미가 없을 정도. 후속작에서 오더를 엄청나게 약화시킨다던가, 아군에게도 가드 브레이크 시스템을 넣는다던가, 적이 S크래프트로 아군 턴 중간에 끼어든다던가 정도는 해야 좀 밸런스가 맞을것 같아요ㅋㅋㅋ 덤으로 공격 아츠쪽은 무너뜨기기가 불가능한 바람에 새로 추가된 시스템과 영 상성이 안좋아서 잉여가 된 것도 감점 요소군요.



기신전은 여전하고 비중도 더 올라서 거의 모든 장의 보스전이 마지막에 기신전으로 끝납니다. 변경점이 있다면 거의 발리마르 혼자 솔플하던 전작과는 달리 7반의 다른 캐릭터들도 기갑병을 끌고 나와서 기본이 단체전이 됐다는거군요. 하지만 난이도는 여전히 평이한 편으로 적들의 위험한 크래프트만 잘 끊어주면 어지간해선 맞아죽을 일은 없습니다.



이번 작의 스토리는 전작에서 동료들이 다 조기졸업하고 떠나가는 와중에 끝까지 남아서 졸업한 린이 새롭게 창설된 토르즈 제2분교에 교관으로 취임해서 또 하나의 7반을 이끄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7반은 교관인 담임 교관인 린과 린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학생 신분으로 들어온 알티나와 제국에 합병된 크로스벨 출신인 유나 크로포드, 뮐러 반다르의 동생인 쿨트 반다르의 3명에 나중에 다른 반에서 애쉬 카바이드와 뮤제 이그렛이 합류하면서 총 6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료 교사진으론 8반 담임으로 크로스벨에서 반 억지로 전출당한 랜디, 9반 담임으로 전작의 학생회장 토와가 있고 그 위의 교무부장격으로 신캐릭터인 철도헌병대의 미하일, 기술 고문으로 있는 G 슈미트, 교장으로 전작의 엑스트라 귀족파 장군이었던 오렐리아가 있습니다. 


토르즈 분교생도 1편의 본교 생활과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에레보니아 제국 내의 각 지역을 특별실습으로 돌아다니게 되는데 7반은 구 7반과 마찬가지로 특무활동반으로 현지에서 여러가지 의뢰를 맡아 수행합니다. 제국 내의 상황은 전작에서 뻘짓하던 귀족파가 박살이 나고 재상인 길리어스 오스본쪽으로 세력이 기울어진 상태며, 린은 잿빛 기사로서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감시와 명령을 받고 있습니다. 구 7반의 구성원들은 모두들 자신이 선택한 길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고 있으며, 실습지에서 린 일행이 곤경에 처했을 때 직, 간접적으로 여러가지 도움을 줍니다.



게임의 흐름은 정말 모든 면에서 1편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학교 생활 - 학교에 있는 던전 공략 - 특별 실습지의 흐름을 반복하며 1편과 마찬가지로 자유도가 거의 없어서 장이 바뀌면 이전에 들렀던 지역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전통의 책과 같은 요소나 몇몇 교환용 주요 액세서리들은 한번 놓쳐도 나중에 구할 수가 있게 되어있지만 던전의 보물상자나 요리법, 낚시, VM 대전 등 복구 불가능한 것들도 있기 때문에 놓치는 요소가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도 게임의 분량은 1편은 물론 2편보다도 길어서 제 기준으로 전작들 할거 다하는데 대략 60시간 정도가 걸릴 때 이번작은 비슷한 템포로 77시간이나 걸렸네요. 숨겨진 보너스 보스나 던전같은 요소는 또다시 사라졌지만 그냥 기본 구성 자체가 충실해서 자유도를 제외하면 딱히 아쉽다는 느낌은 안들 정도.



시리즈가 쌓일대로 쌓인만큼 섬궤 1,2편은 물론 리벨, 크로스벨 편까지 해서 전작들과의 연계가 상당히 충실하며, 조력자와 적을 포함해서 조연급으로 활약하는 전작 캐릭터들이 정말 많습니다. 아군으론 랜디와 크로스벨 특별 실습 때 여러가지로 도움을 주는 티오 주임, 리벨에서 유학와서 슈미트 박사의 조수 겸 제자가 된 티타와 그 보호자 애거트 등이 있고, 적으론 아리안로드와 그 직속부하 철기대 삼총사, 우로보로스에 스카웃되서 집행자와 용병대장으로 투잡을 뛰고 있는 셜리 등 시리즈 팬 입장에서 반가운 얼굴들이 무지 많습니다. 게다가 특별실습으로 방문하는 지역 중 하나는 '제국령' 크로스벨이기 때문에 크로스벨편에 애착이 있는 유저라면 반가움과 동시에 혈압으로 뒷목을 잡게 만듭니다ㅋㅋㅋㅋㅋ


심지어는 메인 스토리 말고 서브 퀘스트에서도 거의 모든 서브 퀘스트가 어떤 식으로든 전작들의 인물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되어 있어서 전작들을 쭉 플레이해왔다면 재밌을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뭐 이건 반대로 말하면 신규 유저의 유입을 막는 요소이기도 합니다만, 솔직히 기존 팬 입장에선 애초에 10년을 넘게 스토리를 이어온 시점에 이제와서 신규 유저 신경쓰는게 의미가 있나 싶군요ㅋㅋ



스토리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전작 두 편의 캐릭터들을 좋아했다면 이번 작도 그럭저럭 괜찮게 플레이할 수 있고, 저처럼 전작에 시큰둥했으면 딱히 이번 작도 별 감흥이 없을 것 같네요. 물론 전작을 좋아했어도 파워 밸런스라던가, 푸른 지크프리드라던가, 환염계획의 배경과 정체라던가, 엔딩이라던가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없진 않습니다만, 그나마 하나 확실히 긍정적인건 그래도 전작들에 비해 스토리가 진행된다는건 확실히 보인다는 정도? 개인적으로 영 마음에 안들었던 점은 크로스벨 출신인 유나가 제국에 대해 마음을 열게 되는 과정 묘사였고 좋았던 점은 알티나였습니다ㅋㅋ 전작의 알티나는 너무 뻔한 캐릭이라 그저그랬는데 뻔한건 이번 작도 마찬가지지만 캐릭터를 잘 뽑아서 넘어갈 수 밖에 없겠더라고요ㅋㅋㅋ



인연 이벤트의 경우 기본적으론 똑같습니다. 그래도 대상이 되는 캐릭터가 워낙 많은걸 배려한건지 선물로 올릴 수 있는 호감도도 더 늘었고, 전작에 등장했던 캐릭터들은 이미 어느정도 호감도가 차 있는 상태로 시작하기 때문에 첫 플레이에도 꽤 많은 캐릭터들의 호감도를 최대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연 이벤트 마지막의 경우 호감도만 차있다면 도쿄 제나두처럼 여러 명의 이벤트를 동시에 볼 수 있는데 총 9명까지 가능합니다. 하나 재밌었던건 전작과 세이브 연동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전작에서 "좋아해"를 꽂은 알리사, 엠마, 라우라의 경우 우정 루트와 연인 루트의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것ㅋㅋ 별건 아니지만 나름 머리 잘 썼다고 느꼈네요.



그 외의 시스템은 크게 달라진건 없습니다. 의뢰와 AP 등급 시스템, 인물 책 전투를 포함한 각종 노트 채우기 등 대부분이 똑같습니다. 그나마 낚시가 방식이 완전히 새로워졌고, 요리가 해당 시점에 파티에 없는 캐릭터도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바뀌어서 더 편해졌으며, 클리어 후의 인계 요소는 포인트 개념이 사라져서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게 됐다는 점 정도. 미니 게임으론 1편부터 도쿄 제나두까지 우려먹었던 블레이드가 잘리고 카드 게임으로 단순화 된 밴티지 마스터가 들어왔는데 이게 블레이드에 비하면 꽤 재밌습니다. 수집 요소론 VM 대전과 함께 뭉크의 라디오 소재, 비비의 풍경 사진, 로진느의 검은 사서 보고가 새로 들어왔는데, 이것도 전부 미니맵에 장소가 표시되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놓치지 않고 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요약을 해보면 이번 작은 전작보다 편의성이 자잘하게 많이 좋아졌다. 그래픽적인 면에서 플3에서 플4로 온 만큼의 눈에 띠는 변화를 보여주진 못하고 모션은 여전히 구리지만 암튼 전작과 비교하면 눈꼽만큼 더 좋아지긴 했다. 로딩은 나쁘지 않다. 새로운 시스템의 시너지 덕분에 전투의 밸런스는 아주 나쁘다. 스토리는 전작 두편처럼 호불호가 갈리지만 큰 흐름에서 뭔가 진행되는게 보인다. 정도. 근데 사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시리즈가 10년이 넘게 이어진 시점에서, 이제와서 아무리 확 잘 만들어도 신규 유저는 어지간해선 못들어오고 기존 팬은 어지간해선 못빠져나갈테니 객관적인 평가가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ㅋㅋㅋ 이렇게 묵은 팬들이 보험이 되는 덕분에 딱히 큰 변화가 필요없다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까지의 팔콤을 생각하면 내년의 신작은 아마도 또다시 영웅전설일겁니다. 뭐 이번 작도 전작에 비추어서 나쁘진 않았지만 이번 시리즈의 제대로 된 평가는 다음 작을 보고 할 생각입니다. 스토리를 빼고 보면 게임 내적으로 하늘의 궤적 SC가 FC보다, 벽의 궤적이 제로의 궤적보다, 섬의 궤적2가 1보다 더 다듬어져 나왔던만큼 이번 작에서 뭔가 애매했던 부분들이 다음 작에선 더 나아질 것이라는 것 정도는 기대해볼 수 있겠죠. 스토리도 섬궤야 어떻게 끝나든 전체 궤적 시리즈의 다음 전개가 궁금하긴 하고요. 


하지만 그래픽과... 아니 그건 걍 포기했고, 하다못해 모션과 연출쪽만이라도 시대에 맞는 수준을 갖추는건 도대체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ㅋㅋ? 신작이 나올때마다 혹시나 하지만 언제나 답은 역시나인지라 슬슬 지쳐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