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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PS3

킹덤하츠 HD 2.5 ReMIX


킹덤하츠 HD 2.5 ReMIX


플레이 시기 - 2014년 12월


플레이 타임 - 2FM 32시간, BBSFM 27시간





킹덤하츠 파믹은 사실 게임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채로 스퀘어 게임이고, 디즈니가 좋고, 파판랜드라는 적절한 공략 사이트가 있다는 점 때문에 구입한 작품이었죠. 그런데 플레이해보니 이게 진짜 객관적으로 봐도 무지 잘만든 물건에 취향에도 딱 들어맞아서 한방에 (사실 이 시점엔 나온게 1, 1파믹, COM, 2밖에 없긴 했습니다만) 시리즈 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 파믹을 클리어한 시점이 정확히 2 파믹+ 발매 소식이 뜬 시점이라 2를 당장 구입하는 대신 파믹+판을 기다렸고, 결국 킹덤하츠2 파이널믹스+는 콘솔 게임에 입문하고 정식발매도 안된 게임을 예약까지 해가며 구입한 최초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개월을 기다린 끝에 받아든 2 파믹은 충분히 기대 이상의 물건이었고, 지금도 PS2 JRPG 최고의 작품을 꼽자면 파판10+10-2와 함께 이 작품을 꼽고 싶을 정도로 높게 사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흘러나온 소식이 킹덤하츠 버스 바이 슬립의 PSP 발매였고, 발매일조차 잡히지 않은 이 작품 하나를 보고 전 PSP를 망설임없이 구입했습니다. 물론 BBS가 없었어도 PSP는 언젠간 구입했을 물건이긴 합니다만, 최소한 PSP 구입의 가장 큰 동기는 BBS였습니다. 물론 BBS가 발매된건 PSP를 구입하고도 한참 뒤였고, 북미판을 구입하고 묵혀두고 있다 파믹이 나와서 돈낭비를 한게 짜증나긴 했지만, 어쨌든 BBS도 만족스럽게 플레이했습니다. 2에 비하면 여러모로 심심한 물건이긴 했지만 그래도 PSP 작품들 중엔 최상급이었거든요.



아무튼 두 작품을 플레이하면서 언젠간 나올 3편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지긴 했습니다만, 그 3은 결국 플3 세대를 완전히 건너뛰고 아직도 발매일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ㅋ 그 대신 기존작들의 리마스터판인 킹덤하츠 1.5와 2.5가 몽땅 플3으로 발매됐죠. 1파믹, RE:COM, 358/2데이즈의 모음집인 1.5에 이어 2.5는 2파믹, BBS, 리코디드를 포함합니다. 그리고 이제 얼마 뒤 드림드랍디스턴스를 포함한 킹덤하츠 2.8의 플4 발매가 결정되면서 3편이 나오기 전에 모든 작품을 플스 진영으로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킹덤하츠 1.5도 리마스터면에선 충분히 훌륭했지만, 수록작이 시리즈 첫 작품인 1 파믹과 2 파믹+에 보너스로 붙어왔던 Re:COM이었던만큼 지금 와서 플레이하긴 조금 심심했습니다. 하지만 2.5는 개인적으로 PS2 시절 스퀘어의 마지막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2 파믹에 PSP로도 나름 재미있게 플레이했던 BBS를 묶은 물건이라 단순히 리마스터로 옛날 추억을 떠올린다는 것 외에도 게임 자체를 상당히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킹덤하츠2 파믹은 개인적으로 PS2 시절 ARPG의 정점으로 꼽고 싶을 정도로 높게 평가하는 작품입니다. 물론 소라의 기본 액션과 마법, 소환, 동료 등의 시스템은 이미 전작에서 기본을 탄탄하게 다져뒀지만 그런 기본적인 시스템을 여러가지로 전작보다 훨씬 화려하게 발전시켰거든요. 소라의 어빌리티들이 상당히 다양해져서 콤보를 구성하는 재미도 훨씬 늘어났고, 동료들과의 연계 리미트 액션도 다양해졌고, 이번에 완전히 새로 추가된 변신 시스템인 폼 체인지도 좋았습니다. 브레이브폼으로 무한히 적을 난타하는 느낌이나 파이널 폼으로 선더가를 난사할때의 시원함은 최고죠.


발전한 소라의 액션에 맞춰서 적들도 여러모로 다채로워졌는데, 이번작의 주요 적들인 노바디들은 전작의 하트리스들에 비해 상당히 변칙적인 패턴을 보여주고, 보스전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스토리에서 만나게되는 보스들도 그렇지만 특히 절정은 앱센트 실루엣이나 마지막 추억의 동굴에서 보게 되는 13기관과의 전투로, 보스 하나 하나가 아예 고유 시스템을 장착하고 있을만큼 정말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를 파악하며 싸우는게 상당히 재밌습니다. 덤으로 카메라가 많이 개선되서 더이상 멀미가 안난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월드 구성상 필연적으로 멀미를 일으킬 아틀란티카를 통째로 미니게임으로 바꿔버린 점도 좋았고요.








파고들기 요소는 전작에 비해서 무시무시하게 늘었습니다. 사실 전작의 경우 숨겨진 보스도 셋뿐이고, 안셈 리포트 수집도 별거 아니라서 의외로 파고들기라 할 만한 부분이 부족했는데, 2편은 추억의 동굴과 갑옷의 남자로 대표되는 난이도 높은 보너스 보스들과 13버섯과의 승부, 조건이 더 까다로워진 숨겨진 리포트, 각지의 퍼즐피스 등 엔딩 보너스 영상을 보기 위해서 거쳐야 할 과정이 장난아니게 많습니다. 사실 PS2 시절에도 미니게임이 토나와서 끝을 못봤는데 이번엔 노가다 할 시간이 없어서 미니게임은 물론이고 보스도 다 못잡았네요.











BBS의 경우 PSP땐 클럭 제한 해제까지 옵션으로 달고 나올 정도로 나름 퀄리티 높은 게임이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원판이 원판이다보니 2편에 비해선 여러모로 수수해 보입니다. 게임 내적으론 각각 개성이 뚜렷한 테라, 벤투스, 아쿠아 셋을 골라서 플레이하게 되는만큼 소라 일변도였던 전작들에 비해 조금은 더 다채로운 플레이가 가능합니다만, 개인적으론 뭔가 산만하다고 해야하나, 애착이 덜 간다고 해야하나, 덜 익숙해진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이런 이유로 오히려 소라 한명으로 플레이할 때가 더 나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빌리티 시스템 역시 상당히 달라졌는데, 단순히 레벨을 올려서 새로운 어빌리티를 배우는게 아니라 아이템처럼 입수하고 이를 합성해서 상위 어빌리티를 배운 다음 마치 COM의 시스템처럼 사용할 어빌리티를 덱에 장착해서 플레이하는 형태입니다. 여러모로 자유도는 있지만 솔직히 제겐 좀 귀찮은 요소였어요.






BBS 역시 기본 스토리와 진엔딩 외에 숨겨진 보스나 콜로세움에서 진행되는 파고들기 요소도 있고 이런저런 미니게임들도 있는데, 이번작엔 딱히 그정도로 매력을 느끼진 못해서 PSP로 플레이할때나 이번에나 진엔딩만 보고 그 이상으로 파고들진 않았네요.





리코디드의 영상판은 기본적으로 1.5에 들어간 358/2 데이즈와 같은 형식입니다. 358/2 데이즈 영상판과 비교하면 전투 장면 같은 부분을 완전 생략하지 않고 적당히 편집해서 집어넣으면서 흐름이 꽤나 깔끔해졌다는 점 정도가 눈에 들어오고, 텍스트로 진행되는 부분에도 나레이션이 생겨서 보기가 더 편해졌다는 정도? 이전까진 단순히 외전 수준으로 알고있었던 스토리가 생각보다 중요한 내용이었다는 것을 새로 알게되긴 했군요.

















스토리의 경우 뭐랄까... 마음에 안드는건 아닌데 좀 제동을 걸고 싶은 느낌이네요. 전작의 경우엔 소라와 관련된 킹덤하츠 오리지널 스토리가 각 세계의 디즈니 스토리와 정말 잘 어우러져서 그냥 이대로 디즈니 극장판 애니메이션 하나 뽑아도 될 정도였어요. 근데 이게 2편부턴 13기관이니 빛과 어둠이니 뭐니 복잡한 이야기가 등장하고 이게 주가 되면서 디즈니쪽은 완전 들러리고 소라 일행이 모든걸 해결하는 전개가 됩니다. 물론 장면장면으로 보면 충분히 몰입되고 딱히 전체 스토리도 나쁘다 싶진 않은데, 그냥 너무 거창해서 마음에 안든달까요. 뭐 그래도 디즈니와 스퀘어가 어우러진 세계관을 오리지널 캐릭터로 돌아다닌다는 컨셉은 여전히 잘 살리고 있긴 합니다만...















사실 2편에서만 해도 이정도면 나름 깔끔하게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BBS부턴 아예 그냥 고삐를 놓아버린 느낌이에요. 2편부터 이미 스타워즈의 오마쥬스런 느낌이 있었지만 BBS부턴 그냥 스타워즈 세계관 그 자체로 등장인물만 바꿨다는 느낌. 결국 이게 뭐 다크시커 사가니 뭐니 해서 3편에서 다크시커편은 끝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나온다니 뭐니 하는데, 솔직히 이것도 아예 싫진 않지만 뭔가 너무 나갔다는 느낌입니다. 1편을 처음 플레이했을때 인상깊었던건 소라라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기존 디즈니 세계에 들어가서 별 위화감 없이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그런 점이었는데, BBS에 와선 초점이 완전히 스타워즈 제다이 VS 시스가 되어버린 느낌? 물론 그래도 여전히 장면 장면의 몰입도는 다른 어지간한 JRPG 작품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엄청납니다. 장면과 어우러지는 BGM도 전작 이상으로 훌륭해서 이벤트 장면 하나 하나를 돋보이게 해주고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PS2 세대 최고의 JRPG를 꼽자면 파판10+10-2와 이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플3 세대에서도 가장 괜찮은 JRPG 작품이 파판10+10-2 HD 리마스터와 킹덤하츠 2.5 HD 리믹스라는 점은 좀 웃프긴 하네요. 처음 플3 사서 트러스티벨 돌릴 때만 해도 이번 세대도 괜찮겠구나 기대했는데, 현실은 거 참... 그마나 이번 세대에서는 내년부터 시작해서 JRPG 기존작들의 후속작이 쏟아질 예정이니 전세대보다는 조금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연초에 썼던 글을 스샷을 입히고 살짝만 다듬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