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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PS3

킹덤하츠 HD 1.5 ReMIX


킹덤하츠 HD 1.5 ReMIX


플레이 시기 - 2014년 9월


플레이 타임 - 1 FM 35시간 + Re:COM 30시간



콘솔 게임에 입문해서 10년이 조금 더 지난 지금은 하고싶은 게임이 우리말, 영어, 일어 그 어떤 언어로 발매되든 무리 없이 플레이할 정도로 짬이 쌓였습니다만, 사실 4년전만 하더라도 일어쪽은 대사 번역 없이 게임을 플레이하기엔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물론 입문 초기인 PS2 시절에야 더더욱 말할 것도 없었죠. 


문제는 이 시절 PS2는 우리나라 및 일본과 북미쪽 지역코드가 나뉘어 있었기에 한글화가 안되는 게임의 경우 열에 아홉은 다른 선택지 없이 일어판을 구입해서 플레이해야 했습니다. 덤으로 PS2 중기를 넘어서면서 시장 사정이 엄청나게 나빠져서 한글화되는 타이틀의 수가 상당히 줄어버렸기 때문에 한글화 된 게임만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죠.


특히 제가 주로 플레이하는 RPG 장르의 경우 한글화 확률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PS2만을 가지고 있던 저 시기에서는 정발판 파판10-2와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을 끝으로 PS3 세대로 넘어갈때까진 다신 한글 RPG를 플레이하지 못했습니다. 뭐 그 이후로도 RPG 타이틀 자체는 파판12이나 발키리 프로파일2 등 이것저것 구입하긴 했지만 둘다 시스템적인 난이도가 일본어를 모르는 상태로는 만만치 않은 작품들이라 무지 고생하고 결국 파판12는 인터판이 나온 다음에야, 발키리2는 어느정도 일본어를 익힌 PS3 이후에야 제대로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뭐 일본어는 어쩔 수 없으니, 타협본게 그나마 캐릭터 대사 음성이라도 영어라서 알아들을 수 있거나 공략이 정말 잘 되어있는 작품은 조금 고생하면서라도 잡아서 플레이했는데, 그런 작품들이 총 네개, 파판12 인터판, 파판10-2 인터판, 그리고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킹덤하츠 파이널믹스와 킹덤하츠 2 파이널믹스+였습니다.




파판 시리즈의 경우 애초부터 워낙 관심이 많았던 시리즈고 한글화가 되든 안되든 정식발매는 충실한지라 게임을 구하는데 큰 문제도 없었고, 구입한 다른 타이틀도 한글화만 안됐지 최소한 정식발매는 된 작품들이었는데 킹덤하츠는 그 기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작품이었죠. 킹덤하츠 파믹은 정식발매가 되지 않았는데도 구입한 최초의 콘솔 타이틀이었습니다. 우선 디즈니+파판의 조합이라는게 무지 흥미로웠고 장르인 ARPG가 상당히 매력적이라 처음으로 그런 모험을 시도해본건데 결과적으론 대성공이었습니다. 당장 지금도 PS2 최고의 게임을 꼽자면 전 파판10+10-2와 킹덤하츠1+2를 꼽고 싶을 정도니까요. 실제로도 킹덤하츠는 파판과 함께 스퀘어에닉스의 RPG 중 전 세계적으로 먹히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아무튼 그렇게 1편을 뒤늦게 플레이하고 2편의 경우 파이널믹스+판 소식이 처음 나올때부터 주시하고 있다가 이번엔 예약까지 걸어두고 구입해서 바로 플레이했습니다. 2편 파믹판은 종합적인 면에서 언젠간 나올 킹덤하츠3이 아니고선 이런 장르로는 능가할 작품이 없을 정도의 걸작입니다만, 이건 후속작의 이야기고... 어쨌든 2파믹+의 경우 이번엔 파믹판을 안낸다고 해놓고 내는거라 추가점도 더 많고 덤으로 GBA판 체인 오브 메모리즈를 리메이크한 RE:COM을 별도의 디스크로 수록해서 같이 나왔습니다. RE:COM의 경우 여기서 처음 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일어음성만을 지원했던지라 듣고 있으면 짜증이 올라오는 구피의 음성과 캐릭터랑 눈꼽만큼도 안어울리는 말루샤의 음성 때문에 무지 거슬려하면서 플레이했고, 솔직히 게임 자체도 그렇게 재밌는 물건은 아니었어요. 아무튼 RE:COM은 나중에 영문권에도 보너스게임답게 꽤 싼 가격에 따로 발매가 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플3 후기에 와서 킹덤하츠 파이널믹스와 RE:COM, 그리고 DS로 발매된 358/2를 영상작품화한 것까지 세 작품을 묶어서 킹덤하츠 1.5 HD 리믹스가 발표됩니다. 대충 보고 넘어가서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 1편의 데이터를 잃어버려서 새로 작업한 부분이 많은지라 작업 기간이 길었다고 하는것 같더군요. 
















우선 킹덤하츠 1편부터 보자면, 이 게임은 모든 면에서 파이널 판타지와 디즈니의 크로스오버를 가장 훌륭하게 표현한 게임입니다. 캐릭터쪽에선 디즈니 캐릭터의 3D 그래픽 표현은 정말로 훌륭하고 거기에 파이널 판타지 캐릭터나 소라를 포함한 오리지널 캐릭터와 오리지널 월드 역시 디즈니쪽과 조금의 위화감도 없이 잘 어울리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플레이하면서 들르게 되는 각 세계의 표현 역시 디즈니의 세계관을 위화감 없이 충실하게 잘 표현했으며 BGM 역시 원작의 곡들을 가져다가 게임에 어울리도록 훌륭히 어레인지했습니다. 스토리적인 면에서도 소라의 이야기와 디즈니 월드 속의 각 캐릭터들의 이야기의 비중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는 일 없이 잘 어우러져 있어 이 스토리 그대로 디즈니 애니메이션 한편을 뽑아내도 될 정도로 아기자기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특히 이 스토리에서의 비중이라는게 후속작들을 생각해보면 굉장히 중요한 점인데, 후속작들에서 디즈니 캐릭터의 비중이 도날드 구피 미키를 빼면 모조리 끝장나고 심지어 각 월드별 스토리에서도 거의 오리지널 캐릭터의 활약만 두드러지는걸 생각하면 크로스오버라는 점에선 1편이 가장 훌륭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뭐, 솔직히 말해 후속작부턴 말이 크로스오버지 그냥 디즈니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완전한 (스타워즈 오마쥬같은) 오리지널 스토리라고 봐야 할 정도니까요.











게임 시스템 면에선 아무래도 초기작이라 조금 단순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PS2 시절 나온 ARPG 중에서 충분히 최상위권에 드는 작품입니다. 플레이어는 소라 한 명을 조작하며 도날드, 구피, 또는 알라딘, 에리얼, 피터팬 등 해당 세계관의 디즈니 캐릭터 한 명을 포함해 총 2명의 NPC를 동료로 데리고 다닐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이동, 점프부터 따로 인카운터 없이 바로 맵에서 적인 하트리스들과 마주쳐서 전투가 발생하며 공격, 마법, 소환, 아이템 사용, 필살기나 구르기, 글라이딩 등의 어빌리티를 포함해 모든 조작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사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어빌리티는 레벨업이나 이벤트를 통해 배울 수 있고 AP의 허용 한도 내에서 원하는대로 조합할 수 있습니다. 이 AP를 포함해 공격력, 방어력 등의 능력치는 레벨업은 물론 아이템을 통해 영구적으로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동료들의 경우 플레이어가 직접적인 지시는 할 수 없지만 설정에 따라 공격도 하고 마법이나 어빌리티도 사용하고 아이템도 사용해서 전투를 보조하는데 사실 도날드의 보조 마법 정도를 제외하면 크게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이 어우러져 전투가 무척 재밌습니다. 조작감도 나쁘지 않고 적절한 록온 기능 덕분에 전투 중 카메라 조작도 편리하며 타격감도 준수합니다. 적의 구성 역시 꽤나 다양한 형태의 서로 다른 패턴과 서로 다른 약점을 가진 적들이 등장하며, 보스전의 경우 보스다운 다양한 공격패턴과 여러가지 파해법이 있고 그 난이도도 적절해서 상당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각각의 연결된 세계들은 구미쉽을 통해 돌아다닐 수 있으며 세계들 사이의 경로를 처음으로 개척할 때엔 직접 구미쉽을 조작해 슈팅 미니게임을 플레이해야 하지만 두번째 이후로는 텔레포트 이동도 가능합니다. 단순한 미니게임이긴 하지만 이 구미쉽은 플레이하면서 얻는 여러가지 효과를 가진 파츠를 이용해 개조도 가능하고 구간 별 점수도 있기 때문에 이것도 나름 파고들기 요소 중 하나입니다.







메인 스토리만을 진행하면 플레이 타임은 대략 25~35시간 정도인데, 추가적으로 여러가지 파고들기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기본적으론 여러가지 미니게임들이 있고, 월드별 보물 상자 습득율도 있으며, 101마리 달마시안 모으기라던가 보너스 요소 중에서도 스토리와 관련된 나름 중요한 요소인 안셈 리포트 모으기도 있습니다. 또한 파판에서 출장나온 세피로스와 후속작의 맛보기겸 보스인 젬나스를 포함해서 무지 강한 숨겨진 보스들도 다섯 존재하며, 그에 따라 강력한 장비나 능력치 상승 아이템을 만들게 해주는 합성 시스템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파고들기 요소의 달성율을 메뉴에서 체크할 수 있도록 해주는 지미니 노트가 존재하며, 난이도에 따라 숨겨진 요소를 일정이상 달성할 경우 엔딩이 끝나고 킹덤하츠2와 관련된 숨겨진 영상인 '딥 다이브'를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킹덤하츠 1편은 오리지널은 물론이고 파믹판까지 와서도 그렇게 볼륨이 큰 편은 아닙니다. 가장 높은 난이도의 가장 강한 숨겨진 보스만 해도 딱히 능력치 업 아이템 노가다나 최고레벨 99 노가다나 이런 것 하나 없이 요령만으로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이 그렇게 길지가 않은데, 후속작인 킹덤하츠2 파이널믹스+에 가서는 이런 파고들기 요소가 엄청나게 늘어나게 됩니다. 










RE:COM은 GBA판 체인 오브 메모리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스토리 상 1과 2 사이를 이어주는 작품입니다. 소라 일행이 1의 하트리스들과는 다른 노바디란 존재들인 13기관에 낚여 망각의 성이란 곳에 들어가서 겪는 일들을 다룹니다. 소라는 망각의 성에서 각 층마다 킹덤하츠 1 시점에서 경험한 기억 속의 세계들을 돌아다니게 되며, 성 안의 모든 동작들은 카드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각 층의 세계는 카드를 통해 열 수 있는 여러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방을 열기위해 필요한 카드는 전투를 통해 랜덤하게 얻을 수 있으며, 방마다 색깔, 숫자 등의 여러가지 조합을 조건으로 요구합니다. 또한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방은 이벤트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으며 월드마다 하나씩 특수한 카드를 통해 보너스를 얻을 수 있는 특수한 방이 존재합니다. 또한 방을 열때 사용하는 카드에도 적의 강화나 약화, 적이 자고 있는 방, 데미지가 두배인 방, 세이브 방, 모그리 상점 방 등 이런저런 속성이 붙어있으며 사용하는 카드에 따라 열린 방의 특성이 달라지게 됩니다. 










전투역시 컨셉대로 기본적인 이동을 제외한 공격, 마법, 소환, 아이템 등의 모든 동작을 0~9까지의 숫자를 가진 카드로 이루어져있으며, 이를 조합해 덱을 설정하고 이 덱과 전투 중간에 등장하는 동료 카드까지해서 카드들을 이용해 전투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는 적도 마찬가지로 적의 모든 공격은 카드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플레이어와 적의 카드가 겹치면 일반적으로 숫자가 높은 쪽의 동작이 낮은 쪽의 동작을 캔슬시키고 들어가며, 이런 카드들 세개를 조합해 상위 마법이나 전투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드들을 모두 소비할 경우 일정 시간동안 충전을 해줘야하며 아이템이나 스킬 조합으로 사용한 첫번째 카드의 경우 아이템의 효과 없이는 그 전투에선 다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카드들은 필드에서 오브젝트를 치거나 보물상자를 열거나 모그리 상점에서 구입해서 랜덤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보스를 클리어하거나 해서 얻을 수 있는 특수 카드들도 있는데, 이런 카드들은 전투 중에 여러가지 효과를 부여해줍니다.







덤으로 리메이크 되면서 소라편을 클리어하면 소라와 반대편에서 겪고 있는 리쿠편을 플레이할 수 있게 됩니다. 기본적인 진행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리쿠는 자유롭게 덱을 구성할 수 없고 각 월드마다 정해진 덱을 이용해서 플레이해야 하며 적과 같은 숫자의 카드를 냈을 때 발생하는 듀얼 시스템, 브레이크 등을 통해 채울 수 있는 게이지로 일정 시간 변신해서 싸울 수 있는 시스템 등 나름대로 소라와는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보너스 게임 수준의 단순한 물건이다보니 카드 모으기를 제외하면 딱히 파고들기 요소라고 할만한건 없고, 소라편은 클리어 후 새롭게 13기관 특수카드나 강력한 공격 카드를 얻을 수 있긴 한데 큰 메리트는 없습니다. 굳이 특징적인 점을 꼽자면 2파믹+부터 클리어 특전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모든 이벤트를 감상할 수 있는 씨어터 메뉴 정도랄까요. 사실 개인적으론 이게 RPG에서 가장 바람직한 클리어 특전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해본 게임중 이런걸 지원하는 건 2파믹+ 이후의 킹덤하츠 시리즈와 니노쿠니 뿐이라서 아쉽단 말이죠. 








358/2 데이즈는 딱히 할 말이 없는 물건입니다. 애초에 게임도 아니고 그냥 감상용이니까요. 단순히 씨어터 모드 넣어두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벤트를 쭉 감상하는 그런 형태입니다. DS판 기준으론 13기관을 플레이해볼 수 있는건 좋은데 게임이 워낙 지루해서 이 게임의 유일한 가치는 최후반부의 이벤트 진행일 뿐이라는 얘기까지 듣는다는군요. 일단 스토리상으론 킹덤하츠1 이후부터 킹덤하츠2 직전까지의 시간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작품은 플3 세대 스퀘어에닉스의 첫 구작 HD 리마스터 작품으로 RPG 장르로는 최초의 리마스터 작품이었습니다. 이때까지 리마스터되어온 다른 타이틀들은 그 퀄리티가 들쭉날쭉했기에 이 작품도 처음엔 걱정했는데,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플3 세대 리마스터 작품 중에서 최고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입니다. 물론, 솔직히 킹덤하츠1 쪽은 이왕 리마스터하는 김에 멀미나는 카메라 문제도 좀 개선해주고 씨어터 모드도 추가해줬으면 했는데 그런거 전혀없이 충실한 리마스터에 그쳤다는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데메크 HD 컬렉션 같은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물건이었습니다.




2014년말 썼던 글에 스샷을 입혔습니다.


한번 쭉 훑으면서 지금이랑 안맞는 내용은 고쳤지만 어쨌든 글 자체는 2.5가 나오기 전인 14년 기준이라 뒷북치는 내용이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