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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PS3

영웅전설 섬의 궤적 2





영웅전설 섬의 궤적2


플레이 시기: 2014년 9월 25일 ~ 10월 15일


플레이 타임: 58시간 2분(30분), 2회차 87시간 20분, 인물노트 완성 94시간 30분







플레이해본 사람 모두를 벙찌게 한 "그만둬" 엔딩 이후로 결국 1년이 지났습니다. 뭐, 사실 이 1편이 패치로 게임다운 게임이 된 시점은 11월이었고, 한국어판 정식발매가 6월이었던만큼 1년이라고 하긴 뭐한데, 아무튼 1편이 발매되고 1년만에 드디어 영웅전설 섬의 궤적 2가 발매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애초부터 스토리적인 면에서 이작품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기에 딱히 애태우는거 없이 딴 게임 하면서 세월 보내다보니 어느새 9월이었다 정도지만, 아무튼 전작의 마무리가 그랬기에 그냥 기다리는 팬, 간절히 기다리는 팬, 욕하면서도 간절히 기다리는 팬 등 9월 25일을 기다리는 팬들은 정말 많았습니다. 덤으로 이 섬궤2 발매일은 나름 팔콤에게도 우리나라 팔콤팬에게도 상당히 의미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섬궤 이전에도 한국어화를 포함한 해외 정식 발매야 있어왔지만, 일본과 해외에 타이틀을 현지화해 동시 발매하는건 최초였으니까요.


어쨌든 저도 덜 애태우며 기다렸던 사람 중 하나로서 예판 때 주문하고 25일부터 바로 플레이를 시작해 58시간만에 1회차를 클리어했습니다. 근데 인연이벤트에 2회차 이후에만 볼 수 있는 이벤트에 1회차론 아무래도 아쉬워서 바로 2회차에 돌입해 30시간을 더 들여서 2회차도 끝을 냈죠. 근데 거기서 중후반부 인물 노트 하나를 놓치는 바람에 7시간을 더 낭비해서 결국 94시간 반으로 전체 플레이를 마치게 됐네요.  










일단 스토리를 떼놓고 전작에서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았던 부분은 그래픽, 모션, 그리고 정신나간 로딩이었습니다. 이번 작이 전작과 같은 엔진을 쓰는데다 개발 기간이 길 수가 없었던 만큼 사실 저 셋 중 어느쪽도 크게 나아질거란 기대는 전혀 하지 않고 있었죠. 우선 당연한 얘기지만 그래픽쪽은 나아질래야 나아질 수가 없었으니 그러려니 하고, 로딩 역시 예상대로 일본판에서 살짝 개선되서 나온 전작 정발판의 상태와 같아서 플3은 적절하고, 비타는 여전히 조금 거슬리는 편이라 합니다. 


그래도 그나마 모션쪽은 조금이나마 개선이 되어서 뭔가 이젠 뛰는것도 조금 사람이 뛰는것 같고, 때리는 것도 더이상 개그로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덤으로 전작과는 달리 S크래프트 연출이나 전투쪽 이벤트에서 특수 효과 연출을 많이 강화한 덕에 어설픈 모션이 눈에 덜 들어오기도 하고요. 확실히 이건 전작보다 나아지긴 했습니다.













전투는 기본적으로 당연히 전작까지의 시스템을 유지하긴 합니다만, 링크 시스템을 조금 더 강화해서 링크 어빌리티의 가짓수를 늘렸고, 오버라이즈와 로스트 아츠라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했으며 전작에서 맛만 보여준 기신전이 조금 더 본격적으로 들어갔습니다. 또한 기신전과 함께 광고했던 린의 각성인 신기합일도 중반부부터 CP 100을 소비하는 크래프트로 사용할 수 있는데, 3턴동안 모든 능력치가 강화되는건 물론 상태이상에 면역이 되고, 크래프트와 S크래프트의 효과가 엄청나게 강해집니다.


일단 링크 시스템은 전작보다 더 나아간 인연 이벤트와 연계해서 최대 레벨이 7까지로 올랐습니다. 최대 레벨이 올라간만큼 링크 어빌리티도 추격, 감싸기, 반격, 간이 회복, 러쉬 강화 외에 아군이 공격받았을 때 CP를 회복하는 격앙이나 아츠, 오버라이즈의 강화 등이 새로 생겼습니다. 







또한 전작까지의 상대를 무너뜨리고 들어가는 추격, 러쉬, 버스트의 협동 공격 외에 오버라이즈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오버라이즈는 벽의 궤적의 버스트를 가져와 수정한 느낌의 시스템으로 여러가지 전투 보너스를 통해 게이지를 채운 뒤 링크 파트너와 함께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오버라이즈를 발동하면 HP, EP, CP가 일정치 회복되고 3턴동안 파트너와 번갈아가면서 턴을 가져갈 수 있는데, 모든 공격으로 적을 무너뜨려서 추격타를 넣을 수 있으며 매턴 CP 회복, 능력치 보너스 등은 물론 벽궤의 버스트와 마찬가지로 아츠를 즉시발동할 수 있게 됩니다. 벽궤의 버스트보다야 약화되긴 했지만 오버라이즈는 게이지를 최대 2개까지 모을 수 있는데다 마스터 쿼츠, 강력한 크래프트기, 아츠의 조합으로 이번 작의 보스전을 진행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버라이즈는 처음에는 린과 다른 동료 하나의 쌍으로만 오버라이즈를 발동할 수 있지만 필드에서 시련의 상자라는 새로운 개념의 보물상자를 열어서 정해진 캐릭터로 보스를 쓰러뜨리면 해당 동료들끼리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근데 이 게임은 특정 시점을 제외하면 보통 6명 파티로 진행하게 되는데, 이중 한명이 스토리상 고정되고 넷을 주력 멤버라고 치면 파티원의 여유가 없는만큼 이 시련의 상자를 클리어하는게 은근히 귀찮습니다. 그나마 동료 모으러 돌아다니는 초반부야 그런 자유도도 없기 때문에 괜찮은데, 후반부부턴 조합이 안맞으면 파티를 새로 편성해야 하기도 하고, 레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캐릭터로 클리어해야하는 상황도 생겨서 짜증날 때도 있죠.







쿼츠쪽은 하늘의 궤적 후기작이나 벽의 궤적에도 있었던 슬롯 레벨 시스템이 생겨서 이미 개봉된 슬롯을 최대 두번까지 강화해서 상위 쿼츠를 장착할 수 있는데,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쿼츠의 소모량이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초반은 쿼츠 부족에 허덕이게 됩니다. 로스트 아츠는 벽궤 시점의 마스터 아츠를 가져온듯한 느낌의 아츠로 후반부에 환수들을 쓰러뜨리면 얻는 특수한 쿼츠를 장비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발동 시 그 캐릭터의 모든 EP를 소모하고 전투 중 한 번만 발동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최상급의 공격 아츠, 아군을 전부 회복하고 HP의 최대치를 2배로 늘려주는 회복 아츠, 아군 전체의 턴을 끌어오는 보조 아츠, 아군 전체의 CP를 100 회복시키는 보조아츠로 엄청나게 좋기 때문에 후반부 전투에 무지 도움이 됩니다.  













발리마르를 이용한 기신전의 경우 전작에 잠깐 맛뵈기를 보여준 모습에서 몇가지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상대와 싸우면서 약점 부위를 공격해 태세를 무너뜨리고 추격타나 필살기를 넣는건 마찬가지지만, 기신전에서도 동료와 링크가 가능해졌습니다. 링크된 파트너는 EP를 소비해서 발리마르를 강화하거나 상대 기신을 공격할 수 있으며, 신기로 발리마르를 회복시키거나 차지로 EP를 회복할 수 있고, 추격으로 모은 링크 게이지 5개를 소비해 협동 필살기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발리마르는 기본적으로 린의 성장이 반영되어 강해지지만 EX 오브라는 아이템을 제조하고 장비해 추가적으로 강화할 수 있습니다. 전작 오르디네와의 전투가 워낙 어렵다는 평이 많았는지, 처음부터 최종전투까지 진행되는 모든 기신전의 난이도가 이벤트 전투들 수준으로 쉬워졌다는게 특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EX아츠가 워낙 강력해서 위기감을 느낄 수가 없을 정도에요.









아무튼 이런 여러가지 시스템의 추가에 아츠의 강화, 기존의 패도같은 쿼츠에 더해 명황, 폭포를 포함한 강력한 쿼츠의 등장으로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이번 작의 전투는 중반부 이후로는 엄청 쉽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런걸 활용하지 않고 진행하면 난이도, 정확히 말하면 보스전 난이도는 상당히 높습니다. 보스들의 아츠, 크래프트가 무시무시하게 강력한데다 특히 팀으로 싸우게 되는 보스전이 몇번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각 캐릭터의 S크래프트 사용 시점이 겹치기 때문에 완전 방어 유지가 쉽지 않은 이번작에선 그야말로 순식간에 아군이 쓸려나가버릴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전투의 완성도 자체는 높더라도 전투의 전개가 정말 내가 선빵으로 다 때려잡느냐, 아니면 못때려잡고 이어지는 반격에 맞아죽느냐 양자택일인게 여러모로 밸런스는 좀 나쁜편입니다.











게임 진행쪽은 일단 전작과 마찬가지로 별 자유도 없이 진행되는 1부의 동료 모으기를 끝내면 2부부턴 순양함 커레이저스를 이용해서 마치 벽궤의 메르카바처럼 제국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됩니다. 7반 외에도 토르즈의 학생들은 모두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서브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을 승무원으로 데려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AP 보너스를 얻는건 물론 커레이저스 내에 상점이나 훈련소가 생기고, 맵에서 말을 탈 수 있게 되는 등 여러가지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결과적으론 새로 추가된 장소를 포함해 전작에 등장했던 모든 장소를 커레이저스는 물론 도보로도 돌아다닐 수 있게 됩니다. 도보 이동은 단순히 걸어다니는 것 뿐만 아니라 게임이 진행되면서 전작의 노르드 고원처럼 말을 타거나 도력 바이크를 탈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 의뢰와 AP 등급 보너스 시스템, 인물, 낚시, 전투, 도서 등을 포함한 노트 수집요소, 행동 포인트를 소비해 볼 수 있는 인연 이벤트, 특정한 조건을 채우면 받을 수 있는 훈장, 기억에 남는건 몇곡 안되지만 평균적인 수준은 높은 BGM 등은 전작과 마찬가지고, 미니게임으로는 블레이드의 업그레이드판과 스노우보드가 추가되었습니다. 거기에 등장하는 모든 동료로 자유롭게 파티를 구성해 플레이할 수 있는 랜덤 맵 형태의 최종던전도 있고,  포인트를 소비해 인계 요소를 선택할 수 있는 회차 플레이도 여전하며, 개인적으론 별로 마음에 안들지만 2회차 이후에만 볼 수 있는 이벤트도 많아지고 숨겨진 보스도 추가되는 등 전체적인 면에서 즐길 거리 자체는 확실히 발전했습니다. 















이렇게까지 됐으면 분명 전작보다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할텐데, 사실 이 게임, 궤적 시리즈 시작하고 가장 많은 욕을 쳐먹고 있습니다ㅋ 이유는 뭐,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 하나 때문이죠. 플레이한 사람들이 대체적으로 지적하는 점이 비슷하긴 합니다만, 저도 제 관점에서 이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 얘기해보면... 뭐 분명히 섬궤의 이야기는 끝났습니다. 섬궤에서 다루는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린과 크로우의 이야기니까요. 근데 문제는, 섬궤2로 섬궤가 완결이 났는데도 전체 이야기는 벽궤 시점에서 조금도 더 나아간게 없다는겁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심지어 제국 이야기도 제대로 마무리가 안되어 있어요. 이런 미친 대략 4년전에 벽궤에서 본 스토리의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플레이했더니 거기서 더 나아간게 눈꼽만큼도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ㅋㅋ 하다못해 하궤때부터 언급해온 환염계획은 이번 시점에 끝내놓고 넘어가야지 이것도 수습 못한 상황에 뭔 일을 더 벌여요. 근데 이게임은 벌이더라고요. 미친.


기본 스토리 틀도 그모양이지만 마지막에 이르기까지의 전개나 스토리 텔링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뭐 기본적으론 제가 크로스벨쪽에 가지는 애착이 넘사벽이라 캐릭터 모두를 잠재적인 적으로 색안경을 끼고 본 감이 있긴 한데, 린을 포함한 7반의 이야기가 딱히 그런 선입견을 버리게 할 정도로 극적이지도 않고, 외전 쯤에 이르러선 그걸 넘어서 아예 비호감으로 박힐 정도입니다. 간단히 말해서 스토리 전체가 별로 재미가 없달까요.


그래도 팬이라고 몇가지를 쉴드 치자면, 린 크로우 빼곤 7반이 다 묻혔다는 지적의 경우 섬궤1,2를 하나로 봤을때 별로 동의할만한 의견은 아니고, 설사 그렇다 해도 딱히 큰 문제도 아닌데다 영전은 언제나 그런 게임이었기 때문에 상관 없고요. 또한 제 3의 길의 애매함도 이건 귀족파와 혁신파가 동시에 무대에 올라오지 않은게 문제지 저게 결국 귀족파랑 싸움질한다고 보는건 쿠테타군 vs 정규군의 구도 자체를 잘못보는거라 크게 문제될건 없다고 생각해요. 












메인 스토리에 대한 감상은 이정도고, 다음은 인연 이벤트로군요. 일단 시작 시점에서 캐릭터들과의 관계는 전작의 후야제 때 이름이 뜨냐 안뜨냐를 기준으로 정해져 있는데, 사실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이번엔 매 휴식일마다 한 번에 거의 모든 캐릭터와 인연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기에 행동 포인트가 남아나질 않습니다. 뭐 예상대로 이벤트의 내용은 전작보다 한발 더 나아가서 알리사 엠마 라우라의 경우 벽궤 시점의 엘리 수준 연인 이벤트를 찍고 있습니다. 


사실 전 인연 이벤트는 이벤트의 진행 자체엔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보는 편입니다. 그냥 게임에서 보여주는 수준으로만 받아들이면 될걸 팬들의 과다해석이 언제나 문제라고 보니까요. 진짜 불만인건 행동 포인트의 제약 때문에 1회차에선 모든 이벤트를 볼 수 없어 회차 플레이를 강요하고, 그 숫자가 많진 않지만 무게감이 이건 꼭 보고 넘어가야할 이벤트다 싶은게 인연 이벤트에 있어서 못보고 지나칠 수도 있다는 점 정도. 아니, 정도가 아니라 이정도면 나름 심각한 문제죠. 특히 그 중에서도 절정인게 종장 토와와의 인연 이벤트인데, 사실상 시리즈의 주제의식과도 같은걸 봐도 그만 말아도 그만, 아니 정확히 말해 진행해 따라서는 못볼 수도 있는 이벤트로 넣어버린걸 보고 팔콤이 정체성을 상실했나 싶을 정도였어요.







여기까지 해서 종합적으로 얘기하자면, 기술적인 면에선 별 수 없이 전작에 이어서 과도기적인 작품, 게임성적인 면에선 시리즈 전체에 비춰봐서 많이 발전한 작품, 그리고 스토리적인 면에 있어선 이제 좀 작작하고 앞으로 나아갈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작품입니다. 사실 전작을 보고 이번작도 큰 기대는 안했기에 남들처럼 크게 배신감을 느끼거나 하진 않습니다만, 저도 팔콤팬인지라 그 예상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여러가지로 웃프네요. 


어쨌든 이걸로 섬의 궤적은 끝이고, 내년에는 플4와 비타 멀티로 이스가 나옵니다. 영전 궤적의 후속작은 아마 공화국에서 시작해서 크로스벨과 제국 전체를 아우르는 꽤나 스케일 있는 작품이 될거라고 예상은 합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최소 2년은 뒤의 일이겠죠. 섬의 궤적은 영전 시리즈에도 드디어 풀3D가 도입되었다는 점과, 팔콤 콘솔 게임 최초 한국어화로 우리나라 팔콤 팬덤에 다시 불을 지폈다는 정도를 의의로 삼기로 하고, 다음에는 부디 기술적인 면도, 스토리적인 면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작품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팔콤빠라 안그래도 사긴 사겠지만, 기왕이면 게임 자체도 좋게 나오는게 더 좋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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