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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2014년 8월 21일 기준 가지고 있는 팔콤 패키지 정리.

이번주 휴가로 본가에 내려간 김에 장에 대충 쌓아뒀던 게임 패키지 박스를 좀 정리했습니다. 그러다가 예전에 올라왔던 이스, 영웅전설 컬렉션이 생각나서 이왕 박스들 다 꺼내놓은 김에 저도 박스들 중 꽤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팔콤 게임만 죄다 모아서 한번 찍어보았습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번들CD 한 장. 게임피아 1998년 11월호 부록이었던 영웅전설 4였습니다. TV 광고로 게임피아를 처음 접하고 구입하기 시작한게 98년 9월이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게임을 딱히 깊이있게 플레이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뭔가 원하는 게임을 찾아서 한다기보단 그냥 있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그치는 정도였죠. 그리고 두달 후 받은 이 영웅전설4가 모든걸 바꿔놓고 말았습니다.


영전4는 팔콤 게임 전체를 통틀어 게임 진행 면에서 꽤나 자유도가 높은 작품이고, 이 때문에 지금 기준으로도 난이도가 낮다곤 할 수 없는 게임입니다. 그런 게임을 이전까지 RPG라곤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꼬맹이가 플레이했으니 제대로 진행이 가능할리가 없었죠. 덤으로 준 공략집도 알선소의 의뢰 공략 정도를 제외하면 그렇게 도움이 되는 물건은 아니었고요. 결국 어떻게 어떻게 최종보스인 발두스까지는 갔지만 그 발두스를 못잡아서 게임인생 최초로 좌절하고 엔딩 직전에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비록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RPG란 장르에 완전히 빠져들었고, 그렇게 이 작품은 지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 회사인 팔콤의 입문작이 되었습니다. 거기에다 이 작품을 최초로 어떤 게임에 파고든다는 의미를 처음으로 이해하면서 지금같은 나름 코어한 게이머가 되는 계기가 되었죠.


그렇게 8천원 좀 못되는 게임잡지 부록을 통해 팔콤 게임을 접하고




그리고 16년이 지난 지금, 관련 상품을 다 빼고 단순히 게임만을 모아보면 이렇게 되었습니다. 




영웅전설 2와 123 합본 딜럭스 패키지, 그리고 1234 초기 합본 쥬얼 디스크입니다. 영전2는 사실 나중에야 구입한 패키지라 별 애정은 없습니다만, 123 딜럭스쪽은 제가 어떤 게임을 사고싶어서 구입한 최초의 작품입니다. 그것도 심지어 PC샵도 아니고 게임피아에서 통신판매 광고를 보고 주문해서 받은 물건이었죠. 이 패키지로 전 영전 1,2,3을 모두 접하고 클리어했습니다. 그리고 사실 저거 그때도 지금도 웃겼던게, 1,2,3만 포함하는 합본인 주제에 패키지 일러스트도, 매뉴얼 뒷장도 영전4 일러스트를 썼어요.




영웅전설 3,4,5, 신영웅전설3,4 - 구판과 신판 가가브 트릴로지 패키지입니다. 특이하게 영전4의 경우 패키지를 두 개, 일명 레드 블루로 나눠서 발매했죠. 처음 구입한건 레드였고 블루는 2009년 와서야 보이길래 그냥 하나 사뒀습니다. 아래 신판 세작품의 패키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게임 패키지를 통틀어 가장 좋아합니다. 일러스트도 예쁘고, 세 작품이 가진 색체가 정말 뚜렷하게 잘 표현되는게 너무 마음에 들어요.


여기서 가장 애정이 가는건 영웅전설5 패키지입니다. 요건 딜럭스판 1,2,3을 클리어했더니 마침 발매 시기가 겹쳐서 게임샵에서 바로 사왔던걸로 기억하는데 패키지 구성도 부직포 브로마이드니, 일러스트 카드니, 4CD 구성이니 해서 꽤나 특이했죠. 이런 패키지를 접하는건 영전5가 처음이었던지라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거기에 플레이하다 플레이CD를 긁어먹는 바람에 하필 엔딩 직전 이벤트 BGM이 안읽혀서 진행이 안됐던지라 새로 구입하기까지 했죠. 게임 자체도 정말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게임 자체의 BGM도 훌륭하고, 특전인 사운드 트릴로지 디스크도 있어서 팔콤 게임의 음악은 훌륭하다는 이미지를 제게 심어준게 바로 이 영전5였죠.


나머지는 뭐, 신영전3은 영전5를 클리어한 이후에나 뒷북으로 접했고, 신영전4는 일어도 모르는 주제에 플로우차트 공략 하나랑 영전4 경험만을 바탕으로 플레이해서 엔딩을 봤습니다. 사실 처음 나왔을 당시엔 도저히 구할 방법이 없었던지라 별로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플레이했지만, 나중에 구매대행 사이트가 많아지면서 그쪽을 통해 구입했습니다.




주홍물방울 세트. 별건 아니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영전4는 제게있어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 타이틀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존중의 의미랄까요. 신영전4의 세 가지 패키지에서 윈도우즈 새 버젼이 나올때마다 대응판 패키지를 새로 팔아먹는 팔콤의 상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마지막 가장 작은 패키지는 나중에 바뀐 DVD판으로 BGM 음질을 더욱 높였습니다.




덤으로 이건 PSP 가가브 트릴로지 북미판 세트. 일본판은 3,4,5 순서대로 제대로 나왔지만 북미는 넘버링이 살짝 꼬여서 저 순서로 123입니다. PSP 발매 거의 최초창기에 나온 작품인데 팔콤에서 이식한 작품은 아닙니다. 그래픽 리뉴얼에 일러스트 추가에 BGM 어레인지에 시리즈 연동에 이런저런 장점은 있지만, 원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정말 눈꼽만큼도 재미가 느껴지지 않는 쓰레기같은 턴제 전투에, 화이트스톤 이벤트를 포함한 여러 서브이벤트 삭제, 원작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뒤죽박죽 몬스터 배치 등 원판을 플레이한 입장에선 도저히 보고 넘길 수 단점이 널린 물건이라 결국 셋 다 플레이도중 때려쳤습니다.




이어서 이스 이터널, 이스 2 이터널, 이스 6,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 이스 1,2 완전판, 이스 오리진, 이스 크로니클즈, 이스 SEVEN,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 PSP판, 이스 셀세타의 수해 - 이스 모음입니다. 이스쪽은 2 이터널이 입문작이고, 이어서 이터널을 클리어한 이후로 나머지는 시기에 맞춰서 플레이했군요. 이스6의 경우 팔콤의 더러운 상술의 끝을 보여주는 초회판-통상판 장난이 있었고 일단 구입한건 통상판입니다. 반면 오리진은 기특하게도 나중에 패치 디스크를 보내줘서 이놈들이 개과천선했나 싶었는데...


아무튼 저기서 이스7은 (후기)팔콤 최초의 콘솔 완전신작, 페르가나 PSP판은 팔콤이 직접 이식한 최초의 풀보이스작 정도의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이스7을 시작으로 팔콤의 드라마CD 동봉한정판 장사가 시작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건 PC 페르가나 패키지인데, 저때 같이 줬던 음악 CD 특전이 정말 초호화란 수식어에 부족함이 없을정도로 훌륭했어요. 또한 제 기억이 맞다면 이 페르가나 패키지를 마지막으로 팔콤의 패키지는 지금과 같은 DVD 패키지의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덤으로 PS2 이스 1,2 이터널 스토리, 이스 나파쉬팀의 상자 PS2와 PSP판으로 전부 팔콤 이식작이 아니기 때문에 덤입니다. 콘솔판 나피쉬팀은 넘버링이 빠졌는데, 어쨌든 이스6의 완전판이라고 할 수 있는게 PS2판이죠. 약간의 그래픽 리뉴얼과 저질 3D 오프닝, 발연기 풀보이스에 보너스 던전까지 추가되었으며 일어/영어 언어 선택을 포함한 치트모드란 메뉴도 있는 등 재밌는 요소가 많습니다. PS2판은 정발까지 됐는데, 예약특전으로 받은 회중시계는 제가 지금까지 받아본 게임 특전 중 단연코 가장 특이한 특전이네요.





브랜디쉬 1,2,4 프리미엄 패키지와 PSP 브랜디쉬 더 다크 레버넌트, 게임피아 99년 3월호 부록인 브랜디쉬 3입니다. 이 시리즈의 입문작은 잡지 부록이었던 3인데, 정말 처음 접해보는 특이한 진행 방식이라 많이 당황했죠. 일단 시스템에 적응만 할 수 있다면 4는 상당한 명작입니다. 덤으로 3은 한글화까지 다 해놓고 유통사의 사정으로 패키지를 못내서 바로 번들로 풀렸죠. 아마 부도가 저 시기였던가요...

 


 

쯔바이!!, 구루민, 쯔바이2, PSP판 구루민 영어판, 구루민, 쯔바이!!. 팔콤의 퍼즐 액션 장르 작품들로 하나같이 훌륭한 액션과 꽤나 깊이있는 파고들기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건 쯔바이인데, 사실상 팔콤의 순수 2D 마지막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만큼 엄청난 수준의 2D 그래픽을 보여주며, 특히 BGM의 경우 지금까지 나온 팔콤 게임 중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합니다. 오리지널 PC판, AST, PSP판 세 종류가 있는데 PC판의 BGM은 게임의 BGM답게 훌륭하고, PSP판의 BGM은 게임의 BGM치곤 지나치게 화려한 느낌이 있는데 AST라고 생각하면 이것도 상당히 괜찮습니다. 따로 발매된 AST 앨범도 괜찮고요. 구루민의 경우 이번에 섬궤가 한글화 발매되기 전까진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 발매된 팔콤의 한글화 패키지였습니다. 이 게임도 최종보스전 슬픔의 하늘을 날다 등 괜찮은 BGM이 꽤 있었는데 하필 메인테마가 별로 안맞아서 그저그랬고, 쯔바이2의 경우 게임은 재밌게 했지만 BGM적인 면에선 전작과 비교해서 많이 실망했습니다.


쯔바이2의 경우 사실상 팔콤의 마지막 PC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이 작품이 실패와 PC 총판이 작살나는게 겹치면서 노선을 완전히 콘솔로 옮겨가게 됩니다. 그런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더 용돈벌이를 하고 싶었는지 쯔바이2+를 새로 발매하면서 이스 오리진때 찾은 개념을 다시 우주로 날려버렸습니다. 추가 요소도 별거 없는데다 저도 거기까진 더러워서 안샀어요.





밴티지 마스터 재팬, 제나두 넥스트, 밴티지 마스터 포터블, 밴티지 마스터 택틱스 V2 주얼, PC게임 매거진 부록 모나크 모나크입니다. 이젠 완전히 몰락해버린 제나두 넥스트를 포함해서 모두가 곁가지 타이틀이라고 봐도 되는 작품들이죠. 사실 브랜디쉬도 이쪽에 들어가야 할것 같긴 합니다만, VMP를 제외하면 모두 게임성은 그럭저럭 괜찮은 작품들입니다. 개인적으론 모나크 모나크만 마음에 들었고, 제나두 넥스트는 조작부터 시작해서 게임이 취향에 정말 안맞았으며, VM 시리즈는 비슷한 장르의 스피리츄얼 소울쪽이 더 취향이라 별로 재미없게 했습니다. 여기서 제나두 넥스트는 아루온에서 마지막으로 정식 서비스한 작품이고, 밴티지 마스터는 서비스 하려다 최종적으로 실패한 작품이란 정도의 의미가 더 있겠군요.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FC & SC "완전판", the 3rd, PSP판 슈퍼프라이스 합본, 매터리얼 컬렉션, 이스 VS 하늘의 궤적 얼터너티브 사가, PS3 HD판 - 영웅전설 궤적 시리즈의 시작인 하늘의 궤적 시리즈입니다. 처음 나왔을땐 6이란 넘버링을 붙여서 나왔는데 SC 시점부터 넘버링이 사라지고 저 FC & SC '완전판'에서 FC란 이름이 붙으면서 6이란 명칭도 사라졌습니다.


하늘의 궤적은 궤적 시리즈를 연 작품이란 의미 하나만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작품이고, 실제로 SC같은 경우는 궤적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인기가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애착이 있는 시리즈는 아닙니다. PC판으로 시작해서 PSP, PS3으로 두번을 더 우려먹었는데, PS3판은 멀쩡한 PC판을 두고 PSP판과 비교하면서 HD라고 우기는 재수없는 짓을 하긴 했는데, 블루레이 매체를 활용해서 세 작품 모두 OST를 통째로 집어넣어주는 정도의 성의는 보였습니다. 또한 얼터너티브 사가의 경우 하늘의 궤적이 완결되고 이스7이 나온 시점에서 발매된 팬서비스 작품입니다.




아루온판 영웅전설6 천공의 궤적, 천공의 궤적 SC,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 시장 사정 때문에 스트리밍이라는 특이한 방식을 시도학니 했습니다만 바로 그점 때문에 회사가 망하고 사라진 이후로 남은건 껍데기인 패키지들뿐이군요. 사실 패키지의 퀄리티 자체는 일본판 초회특전을 다 포함하는 6, 따로 파는 드라마CD&스토리북까지 특전으로 넣어준 SC, 마찬가지로 초회판 특전이 그대로 들어간 페르가나 등 훌륭했습니다만... 아무튼 페르가나가 완전히 망하면서 지금 기억은 안나도 어떤 문제 때문에 기존 구매자에게 하나를 더 주기까지 하는 등 막장스런 상황을 연출하다 페르가나를 끝으로 더이상 패키지는 나오지 않게 됩니다.



 

영웅전설 제로의 궤적, 제로의 궤적 에볼루션, 벽의 궤적, 벽의 궤적 에볼루션. 궤적 시리즈 크로스벨편에 해당하는 작품들로 개인적으로 궤적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작품들입니다. 제로의 궤적의 PSP 발매를 통해 팔콤이 드디어 완전히 콘솔로 방향전환을 했구나 하는걸 깨닫게 해줬죠. 벽궤의 경우 이스7부터 시작된 드라마CD에 넨드로이드 쁘띠 피규어까지 특전으로 들어갔는데 이건 이후의 에볼루션판들까지 이어져서 크로스벨 궤적 패키지의 특징이 됩니다. 에볼루션판들의 경우 캐러애니에서 이식하면서 한정박스라는 훌륭한 상술을 보여줬는데, 특히 벽궤에볼은 피규어와 드라마CD 특전을 A세트 B세트로 나눠서 발매한데다 둘 다 원하는 구매자들을 위해서 박스 두개를 하나로 묶은 엽기적인 상품까지 나왔고, 그 결과는 보시다시피...입니다. 뭐, 최소한 하나 더 들어있는 게임 패키지는 친구에게 넘겨서 지갑을 보충했네요.




아직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나유타의 궤적입니다. 사실상 게임의 성격 자체는 쯔바이!!->구루민->쯔바이2의 계보를 잇는 액션퍼즐RPG로, 이스 페르가나, 이스 SEVEN과 같은 급으로 쳐주고 싶을 정도로 게임성이 훌륭합니다. 스토리는 외전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섬궤에 와서 이 작품과의 연결고리가 보이기 시작했으며, 개인적인 추측으론 본 궤적시리즈의 과거에 해당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영웅전설 섬의 궤적 PS3 일본판과 한글판입니다. 처음 발매됐을 땐 정말 '당연히' 일본판을 구입해서 로딩의 궤적 크리를 당하고 발매 2달만에 클리어했습니다만, 올해 초 한글화 발표로 기분좋은 뒷통수를 맞고 예정에도 없던 2회차를 한글판으로 플레이해서 두번 엔딩을 봤죠. 궤적 시리즈 첫 완전 3D 도전작인만큼 온갖 문제를 안고 있는 작품입니다만, 앞으로 나아질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게임도 게임이지만 무엇보다도 9년만에 팔콤 게임이 다시 한글화되기 시작한 것 만으로도 엄청난 의미를 가진 작품이기도 하고요. 더이상 팔콤통판 특전을 받을 수 없는건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드라마CD 동봉판이나 초회특전은 일본판과 같기 때문에 이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다음달, 오늘로부터 딱 한달 뒤 여기에 PS3 섬의 궤적 2 드라마CD 동봉 한글판이 추가됩니다. 정말 구루민과 아루온 철수 이후로 더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팔콤 게임의 한글판 패키지를 다시 이 컬렉션에 보탤 수 있게 되었다는게 무지 즐겁네요. 섬궤만 해도 (로딩이 해결되서 나온 덕에) 평가도 판매량도 상당히 좋은게 팔콤 골수팬으로 흐뭇해 죽겠는데 이 기세를 타고 2도 충분히 잘 팔려서 앞으로도 쭉 한글화된 팔콤 게임을 보고 싶습니다.